채용공고는 구체적이고 투명해야한다.

얼마전 아는 후배가 C++ 개발자 채용공고라면서 링크를 하나보여줬다.
https://www.think-cell.com/en/career/jobs/development.shtml

독일에 있는 think-cell 이라는 회사의 개발자 채용공고인데, 내가 봤던 채용공고 중에 가장 멋있었다. (내가 봐봤던 채용공고가 몇개 안되긴 하지만..)

일단 회사 내에서 하는 일과 기술 스택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어놓은 점이 맘에 들었다.
그리고 그 내용은 더더욱 맘에 들었다. 적어놓은 항목 하나하나가 실력있고 열정있는 C++ 개발자라면 누구나 혹할 만한 내용과 키워드들이었다.
정말 멋진 회사라고 생각되서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게되었다.

반면에 우리나라에 저런 C++ 회사가 있는 지 생각해보면 아무 회사도 떠오르지 않는다. Java/Python 등을 주로 사용하는 서비스 분야 쪽에서 생각해보면 '괜찮은 회사' 들이 몇몇 떠오르지만, C++이나 시스템/로우레벨 쪽에는 그런 회사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느껴진다. (여기서 '괜찮은 회사' 은 내 주관적인 기준에서, 기술적으로 트랜디하고, 오픈소스에 참여하고, 의사결정과 정보가 투명하고, 실력과 성과에 부합하는 보상을 지급하고, 열정있고 실력있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회사를 의미한다.)

아무튼 회사가 좋고나쁨을 떠나서, 채용공고를 저렇게 세부적으로 적는다는 점 자체가 많은 회사들이 본받아야할 점 같다. 저 채용공고를 보면, 어떤 언어,컴파일러,라이브러리를 사용하는지, 어떤 버전컨트롤을 쓰는지, 어떤 툴들을 쓰는지, 사내 코딩컨벤션이 있는지, 유닛테스트를 하는지 등에 대해서 많은 내용을 써놨다. 즉, 저 회사는 저런 점들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채용 공고에 저런 점들을 적어놓은 것이고, 평소에 저런 점들을 중요시 여기는 개발자가 채용 공고를 본다면 자연스럽게 호감이 가고 회사에 지원하게 될 것이다.
채용 공고에 적어놓은 내용들이 내가 관심있거나 하고싶은 내용들이 아니라면 그 회사는 나랑 맞지 않는 것이고, 채용 공고가 추상적이거나 모호하다면 그 회사는 원하는 인재의 기준이 뚜렷하지 않은 것이며, 그만큼 모호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회사일 것이다.

정말 능력있고 열정있는 개발자를 뽑고 싶다면, 채용 공고에 회사의 현재 상황과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비지니스적 측면과 기술적인 측면 모두에 대해) 최대한 상세하고 투명하게 공개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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